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무한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뉴세븐원더스재단 11월10일까지 투표 거쳐 선정
제주도-추진위 투표 독려 국내외 홍보활동 박차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올리는 바람몰이가 시작됐다. 제주도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를 위한 국민적 참여와 지지 확산을 위해 내외신 기자 등을 초청한 가운데 13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범국민추진 선포식’을 개최했다. 또 제주의 최고 비경(秘境) 가운데 하나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제주시 구좌읍 용천동굴을 특별 공개했다.

정운찬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장(전 국무총리)은 이날 선포식에서 “제주는 수천 년 동안 인간 삶의 터전이었음에도 200만 년 전 형성된 자연경관을 훼손 없이 지켜왔다”며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다면 일회성에 그치는 스포츠 경기 유치 등과는 달리 영구히 가치와 효용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또 “자연이 만든 제주도의 7대 불가사의, 제주도를 대표하는 7가지 전설과 이야기 등을 발굴해 소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은 스위스 소재 비영리재단인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이 재단 웹사이트(www.new7wonders.com)에서 실시하는 인터넷 및 전화 투표로 결정한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 7월부터 이뤄졌다. 누리꾼이 추천한 후보 452곳 가운데 1, 2차 투표와 전문가 그룹 심의 등을 거쳐 28대 자연경관을 뽑았다. 제주도를 비롯해 남미 아마존 밀림, 캐나다 펀디 만,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섬, 미국 그랜드캐니언,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등이 후보다. 재단 측은 7대 경관을 추려내는 전화 및 인터넷 투표를 올 11월 10일까지 실시한 뒤 다음 날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주한 중국, 일본, 러시아대사를 잇달아 접촉해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미식축구선수인 하인스 워드 씨, 한류스타인 박은혜 씨, 귀화 탁구영웅 자오즈민(焦志敏) 씨 등을 각각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분위기를 돋웠다. 제주도관광협회도 국내 여행업체를 방문해 투표 참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원회는 이달 초부터 국내 주요 기관, 언론사 등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상품광고와 연계한 홍보활동도 벌일 예정이다. 뉴세븐원더스 측은 이번 투표에 전 세계에서 10억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억 명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세계적인 자연경관으로 뽑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문명과 자연공존’ 최대 강점▼

제주도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7대 자연경관 결선후보(28곳)에 올랐다. 중국 창장(長江·양쯔) 강, 일본 후지 산, 북한 백두산 등은 예선에서 탈락했다.

제주도의 강점은 ‘문명과 자연의 공존’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점. 뉴세븐원더스재단의 7대 경관 선정조건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접근성이다. 남극이나 북극 등 일반인의 접근이나 생존이 어려운 지역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제주를 방문한 장폴 드 라 퓌엔트 재단이사는 “제주를 제외한 27개 후보지는 문명과 자연으로 명확히 구분되지만 제주는 삶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경관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주가 유네스코(UNESCO)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을 달성한 유일한 섬이라는 점은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 부분이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았다.

뉴세븐원더스재단 측은 비경 28곳을 선정하면서 경치, 섬, 화산, 해변경관, 동굴, 폭포, 숲 등 7가지 테마별로 구분했다. 7대 경관 선정에는 이런 구분이 없지만 제주도는 7가지 테마를 모두 갖춘 ‘자연비경 종합세트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경쟁 지역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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