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의 여파로 전복, 굴비, 김, 미역 등 전남지역 대표 수산물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발생한 구제역은 전남과 전북, 경남, 제주 등 4개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AI도 전남 내륙에서 충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나 돼지, 닭과 오리 등 육류 소비가 줄어든 대신 수산물 판매량은 늘고 있다.
전복산업 특구로 지정된 전남 완도산 전복은 인기 상한가다. 현재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1kg 기준 전복 9∼10개(6만3000원)와 구이용 전복 20∼25개(3만8000원) 등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제성 덕우도 참전복 대표(49)는 “구제역으로 고생하는 축산 농가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주문량 증가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영광굴비 판매도 늘었다. 허충석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전무(65)는 “‘짝퉁굴비’를 없애기 위해 생산자 이력추적제를 도입하고 원산지 위조 방지 홀로그램을 부착하는 노력을 한 끝에 옛 명성을 되찾았다”며 “구제역 확산 이후 주문이 예년보다 1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장흥에서 친환경 김 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홍영길 씨(58)는 “구제역 여파도 있지만 친환경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인터넷 쇼핑몰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5∼10% 늘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수산물 생산업체들은 설 대목과 맞물려 수요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설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설 선물용 과일 주문도 늘고 있다. 나주배 원예농협과 나주배 온라인 판매사이트 ‘배짱닷컴’(www.vezzang.com)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및 제수용품 주문이 14일까지 1만9000건 접수돼 지난해보다 60% 늘었다. 이상계 나주배 원예농협조합장은 “올해 전국적으로 배 작황이 나빠 걱정했는데 구제역 영향인지 지난해보다 주문량이 급증했다”며 “최근 ‘배짱닷컴’을 오픈해 인터넷으로 손쉽게 주문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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