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시-범어사 ‘떡시루 소송’ 고법, 항소심 대신 조정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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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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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 조계종 범어사와 부산시가 조선시대 떡시루인 ‘유제(鍮製)시루(부산시 유형문화재 46호·사진)’를 두고 벌이고 있는 소유권 분쟁에 대해 조정이 시도된다. 부산고법 민사1부는 범어사가 부산박물관에 전시 중인 유제시루를 돌려 달라며 부산시를 상대로 낸 ‘유체 동산 인도’ 청구소송의 항소심 심리를 중단하고 법원조정센터에 직권 회부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문화재에 대한 소유권 분쟁이어서 양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면서 “법적 판단에 맡기면 양측 모두 전부를 갖거나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항소심이 사실심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에 여기서 내린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어느 한쪽이 불만스러운 결과를 얻는 것보다 조정에서 원만한 합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제시루는 조선시대 현종 3년(1664년)에 만들어진 지름 110cm, 무게 180kg의 대형 떡시루. 1993∼1994년 범어사에서 진행하던 공사 과정에서 반출된 뒤 몇 차례 매도를 거쳤다. 부산박물관이 2000년 골동품 업자에게서 1억3000만 원에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관계자가 골동품 업자에게 2000만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범어사는 2008년 12월 “유제시루를 도난당했다”며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도난당한 증거가 없고, 부산박물관이 부당한 방법으로 시루를 취득했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며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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