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퇴 맞은 베이비붐세대 위해 창업-취업 ‘인큐베이터’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6·25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은 약 710만 명.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은퇴가 집중될 경우 대량 실직 등 사회 경제적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다양한 취업 및 창업 지원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2의 인생’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 은퇴는 두 번째 인생의 시작

서울시는 베이비붐 세대인 40세 이상 중장년층 창업을 돕는 ‘장년창업센터’를 올 7월 1일 개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위치는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자리로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후관동 5층 건물을 리모델링해 센터를 차릴 계획이다. 서울의료원은 3월 중랑구 신내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울시는 그동안 대학생, 청소년 등 주로 젊은층 창업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최근 시니어 창업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좀 더 이른 나이에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1274명(퇴직자 302명, 퇴직 예정자 97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퇴직 후 경제활동을 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65.4%로 나타났다. 이 중 창업을 하겠다는 응답자는 46.3%로 거의 절반 수준이다.

센터 설립의 가장 큰 목적은 ‘교육’에 있다. 서울시는 창업교육 이수자 중 성공 창업 가능성이 큰 아이템을 가진 100명을 반기별로 선정해 6개월 동안 창업활동공간을 제공하고 보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른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센터에서 제공하겠다는 것. 서울시 창업소상공인과 관계자는 “창업을 하고자 하는 중장년층은 많지만 준비 없이 무조건 치킨, 피자 등 프랜차이즈나 소자본 생계형 창업에만 눈을 돌리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이를 뛰어넘는 아이디어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차린 소규모 창업 기업(50인 미만)은 약 30만6000개로 매년 1000개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 이제는 ‘평생 직업’ 시대

경기도는 은퇴자와 예정자를 대상으로 ‘행복한 인생2막, 경기 55·63(년생) 새출발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한다. 이들을 위한 재취업 사업은 경기도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이 프로젝트는 창업보다는 재취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기존 직업의 연계가 아니라 전환을 통해 이른바 평생 동안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우선 상반기 중 6개 기관에 위탁해 개인 역량을 진단하고 컨설팅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수립한 뒤 직업전환을 위한 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전체 대상은 500명 안팎. 이들은 주 2, 3회씩 해당 기관에서 수업을 듣는다. 교육기관은 경기 포천시 선단동 대진대,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강남대, 오산시 양산동 한신대, 성남시 수정구 산성동 폴리텍1대 성남캠퍼스, 화성시 팔탄면 폴리텍2대 화성캠퍼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푸른여성연합 등이다.

기관별로 빠른 곳은 24일부터 신청을 받는다. 수강이 확정되면 수업료는 전액 경기도가 지원하며 약간의 교재 및 재료비만 부담하면 된다. 경기도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은퇴 뒤 20∼30년의 짧지 않은 노후를 넉넉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며 “상반기 성과에 따라 앞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031-850-2681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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