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도박단 중에 동료가…” 경찰의 고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보도자료 통해 스스로 밝혀… “치부 공개 용기”긍정 반응

‘경찰 잡은 경찰?’

17일 오후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서장 이원구)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받아 본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 한마디로 ‘경찰이 경찰을 잡았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천안서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경 112로부터 도박신고를 받고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소재 한 모텔에 출동해 도박을 한 일당 5명을 검거했다. 서북서는 “관련자 확인 결과 천안동남서 소속 경찰관 1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범죄용의자 중에 경찰관이 포함된 사실을 스스로 밝힌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6일 오후 11시경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모텔에서 판돈 900여만 원을 걸고 ‘포커’ 도박을 한 혐의다. 도박을 한 경찰관은 같은 천안시내에 있는 동남경찰서 소속 A 경사로 확인됐다.

기자들은 “경찰이 경찰을 잡았다는 보도자료는 처음 본다. 스스로 치부를 떳떳하게 공개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12 신고 접수 뒤 5명을 검거했는데 1명이 경찰관이라는 사실을 숨기면 나중에 더 큰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해당 경찰관에 대해선 형사입건하고 복무규율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등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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