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語)가 유네스코의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됐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지난해 말 제주어를 ‘사라지는 언어’ 5단계 가운데 소멸한 언어 직전 4단계인 소멸위기 언어로 지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한 것은 제주어가 갖고 있는 문화유산 가치를 인정했다는 의미다. 유네스코는 지구상에 6700여 개의 언어가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소멸됐거나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한 언어는 2400여 개에 이른다. 유네스코는 세대 간 언어 전승, 언어교육과 읽고 쓰기 자료 사용, 언어구사자 비율 등 9가지 기준을 적용해 사라지는 언어를 지정한다.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로 등록하기 위해 전문가 현장 방문 및 답사, 한국어 전공 전문가의견, 유네스코 언어전문가 토론 등 과정을 거쳤다. 제주도는 유네스코 언어정책에 맞춰 제주어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주어 보전을 위한 체계적 자료 수집, 제주어 활용실태 조사, 제주어 관련 예술활동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친다.
한동주 제주도 문화관광교통국장은 “소멸위기 언어 등록은 부정적인 의미보다 제주어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제주어 보전과 연구를 위해 ‘제주어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주어는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 전 지역에서 독특하게 사용하는 언어로 9개 단모음과 20개의 자음체계를 갖고 있다. 아래아 등 중세 고어(古語)가 일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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