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집)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18일 배건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팀장을 소환해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 씨(65·구속기소)에게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2009년 3월경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배 전 팀장을 소개받은 뒤 5000만 원을 건넸다는 유 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유 씨는 당시 거의 수주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울산의 한 건설현장 식당 사업권을 경쟁업체 때문에 놓친 뒤 경쟁사 배후에 ‘청와대 인사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서 유 씨는 이 때문에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통해 청와대에 있던 배 전 팀장을 소개받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배 전 팀장을 출국금지했으며 행정안전부에 공직자 재산등록 자료를 요청했다. 검찰은 배 전 팀장이 알려진 5000만 원보다 더 많은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 전 팀장은 검찰 조사에서 “유 씨를 2009년경 두 차례 만난 적은 있으나 내 업무와 무관해 더 만나지는 않았다”며 청탁이나 금품 수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전 팀장은 사건 연루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에서 9일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검찰은 유 씨의 진술과 통화기록을 분석한 결과 유 씨가 한 지방경찰청장의 집무실에서 이 지방경찰청장이 보는 앞에서 강 전 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해당 지방청장의 승진을 청탁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씨가 이런 식으로 강 전 청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경찰 인사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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