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충북 충주시 교현동의 한 공원. 노숙인 조모 씨(45)는 동료 노숙인 손모 씨(50)와 술을 마시다 술이 떨어지자 ‘더 사오라’며 얼굴 등을 때렸다. 조 씨는 평소에도 술에 취하면 폭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조 씨를 구속했다.
#같은 달 8일 오전 1시 반경 충북 제천시 영천동의 한 주점에서 정모 씨(45)가 술값 문제로 술집 주인과 말다툼을 하다 경찰에 구속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깨진 맥주병으로 찌르려 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다. 정 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 사례처럼 상당수 폭력범죄 뒤에는 ‘술’이 있다. 실제 충북지방경찰청이 지난해 입건한 폭력사범 9942명 중 3717명(37.4%)이 음주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1만301명 중 3815명(37.0%)이, 2008년에는 1만1480명 중 4280명(37.3%)이 폭행을 저지르기 전에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무집행방해사범의 경우 지난해 입건된 397명 중 313명(78.8%)이 술에 취한 상태로 지구대 등 관공서에서 행패를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경찰이 이 같은 ‘주폭(酒暴)’ 척결 운동에 나섰다. 주폭은 만취상태에서 상습적으로 폭행이나 협박 등 행패를 부리는 사회적 위해범을 뜻하는 용어. 충북경찰청이 선량한 서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든 신조어다.
충북경찰청은 19일 오전 청주시 상당구 주성동 청사에서 ㈜충북소주와 ‘주폭 척결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에 따라 충북소주는 대표 브랜드인 ‘시원한 청풍’ 소주병 뒤쪽 라벨에 주폭 척결 이미지와 ‘주폭은 이제 그만!’이라는 홍보문구를 삽입할 예정이다. 충북경찰청도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수사를 통해 주폭을 척결해 나가기로 했다.
김용판 충북청장은 “주류회사와 경찰이 주폭 척결을 위해 뜻을 모아 큰 의미가 있다”며 “‘치안복지’를 창조하기 위해 전 직원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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