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한우 산지(産地)인 경북 상주에서도 결국 구제역이 발생했다. 상주 지역에서는 한우 6만5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구제역이 경북 북·동부 일대를 덮친 상황에서도 상주는 철저한 방역으로 50일 넘게 버텼지만 끝내 비켜나지는 못했다.
또 경남 김해시 양돈농가에서도 돼지들이 구제역 증상을 보였다. 경남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경북 상주시 함창읍 태봉리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23일 밝혔다. 또 상주와 이웃한 문경은 물론 충남 아산 천안, 경기 평택, 강원 고성에서도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했다.
당초 방역 당국은 지난해 12월 말 상주와 인접한 안동, 예천에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결정하며 “국내 최대 한우 산지인 상주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지역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철저한 자체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상주를 방역 모범 지방자치단체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의 명품 한우를 생산하는 강원 횡성에 이어 상주마저 구제역에 뚫리고 말았다.
경남도는 23일 김해시 주촌면의 한 양돈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이 농장 등에서 기르는 돼지 6500마리와 소 31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키로 했다. 해당 농가의 돼지들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몸에 수포가 형성되는 등 구제역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
전국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이 확산되는 데 대해 농식품부는 “백신 접종 뒤 항체 형성까지 14일가량 걸린다”며 “이 기간 중에는 물론 2주 뒤에도 구제역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에 관계없이 방역은 계속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3일 현재 전국적인 백신 접종률은 소 99%, 돼지 41%로 집계됐다. 도살처분 규모는 248만8164마리로 늘어났다.
한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경기 이천시 설성면과 양주시 남면, 파주시 광탄면의 산란계 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해 국내 최대 닭 사육지역인 포천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AI는 최초 발생지인 전남 지역은 추가 발생이 없는 반면 경기 일대에서 확산되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 지역만 막으면 AI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AI에 따른 도살처분 규모는 466만9130마리로 늘어났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