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만이 공감하는 노동운동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노동운동 지도층이 기득권을 버려야 국내 노동운동이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3년 임기를 끝내고 이달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는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54·사진)은 2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떼쓰면 떡 하나 주겠지’라는 식의 투쟁적 노동운동의 시대는 끝나간다”며 노동계의 변화를 촉구했다.
장 위원장은 국내 노동운동에 대해 “정당한 투쟁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이 노동운동에 식상해하고 있다”며 “사회취약계층이나 소외계층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는 등 대중의 공감대를 얻어야 노동운동이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복수노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복수노조는 노조가 타성에 젖는 것을 막는다”며 “현장 조합원과의 소통이 강화돼 노동운동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 한도로 정해진 노조 전임자에게만 사용자가 임금을 주도록 한유급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에 대해서는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 위원장은 “노조 전임자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중소기업, 대기업 등 기업 규모에 맞게 차별적으로 전임자 수를 적용하는 등 노사정이 보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복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선거를 위해 공약만 내놓고 선거 이후에는 책임지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취약계층이 자립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25일 새 위원장을 뽑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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