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 타계]“동아일보가 날 작가로 낳아주고 정신 번쩍들게 강한 조명 비춰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나목’으로 당선한 소설가 박완서 씨가 축하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나목’으로 당선한 소설가 박완서 씨가 축하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됐을 때 박완서 씨는 다섯 아이를 둔 전업주부였다. “막내가 자란 이제 한밤의 여유를 틈타 이상의 소설을 다시 꺼내 읽고 창작의 어려움에 머리를 적시기 시작했다.”(본보 1970년 10월 8일자 인터뷰)

여성동아를 통해 작가로 첫발을 내디딘 고인은 40여 년 쉼 없는 창작을 거듭하면서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등단작 ‘나목’은 미군 초상화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박수근 화백에 대한 추억을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지금도 독자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다.

2000년 인촌상 수상 당시 고인은 “다른 상을 받을 때처럼 덤덤히 조금은 부담스러워하면서 인촌상을 받아들였지만… 너무 여러 어른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다 보니 이게 딴 상과는 다르구나, 하고 번쩍 정신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나를 작가로 낳아준 동아일보가 쭉 지켜보다 ‘이 작가를 눈여겨보라’고 강한 조명을 비춘 것처럼 어리둥절하고 눈부셨다”며 동아일보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동영상=박완서씨 타계… ‘못가본 길’로 떠난 문단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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