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600년 울산 ‘활만송’ 지켜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5일 03시 00분


7m 거리에 6차로 도로… 뿌리 잘려나가 고사할수도

울산 북구 강동동의 수령 600년 된 소나무인 ‘활만송’. 이 소나무 바로 옆으로 도로 개설이 추진되자 환경단체가 “소나무 생육에 지장을 준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울산생명의 숲
울산 북구 강동동의 수령 600년 된 소나무인 ‘활만송’. 이 소나무 바로 옆으로 도로 개설이 추진되자 환경단체가 “소나무 생육에 지장을 준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울산생명의 숲
수령(樹齡)이 최소 600년 이상으로 울산 최고령 소나무인 ‘활만송(活萬松)’이 고사(枯死)할 위기에 처했다. 이 소나무와 불과 7m 떨어진 지점에 왕복 6차로 도로가 새로 만들어지기 때문. 환경단체는 도로 개설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뿌리가 잘려 최악의 경우 고사할 수도 있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북구 강동중학교에서 산하천을 연결하는 ‘달곡산하천도로개설공사’(길이 1.51km, 폭 30m)가 2009년 4월 착공해 현재 25%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이 도로의 한쪽 끝 지점은 활만송이 있는 북구 죽전마을 입구다. 서쪽으로 길게 늘어뜨려진 이 소나무의 가지 끝보다 도로 예정 용지가 나무 쪽과 가까운 상황이다.

울산생명의숲 정우규 공동대표는 “나무 가지가 길게 뻗어 있는 것은 그만큼 뿌리가 발달했다는 증거”라며 “도로를 개설할 경우 뿌리 부분이 잘려 나가 생육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노선 변경을 통해 7m에 불과한 소나무와의 거리를 최소 40m 이상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도로 개설 예정지에 대한 용지 매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시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노선을 변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개설 시행자인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전문가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소나무 생육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노선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활만송은 울산 김씨 문중이 1404년 이곳에 마을을 세우면서 당산나무로 정했다고 해 ‘세전송(世傳松)’으로도 불리고 있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되면서 활만송으로 명명됐다. 2004년에는 울산시가 발간한 울산기네스북에 울산 최고(最古) 소나무로 등재됐다. 활만송은 지난해 기준으로 키 13.0m, 가슴둘레가 4.46m, 수관 폭이 20.6m였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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