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대전 대덕구 오정동 대덕구시니어클럽 지하. 천연조미료를 제조하는 ‘산바들’ 작업장은 설을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에 전에 없이 바쁘다. 노인 24명은 멸치와 다시마, 표고버섯 등을 손질, 건조, 분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다. 다시마 가루를 병에 담은 뒤 저울로 중량을 확인하던 백원복 씨(65)는 “여기서 돈을 벌어 공과금과 생활비를 낼 뿐 아니라 최근 큰 수술을 받은 아내의 치료비도 일부 충당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일을 한다는 기쁨이 여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골초’ 겸 ‘애주가’인 백 씨는 일하는 기쁨에 벌써 2주째 담배와 술을 끊었다.
산바들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알선 기관인 대덕구시니어클럽이 지난해 9월 중순 세웠다. 일자리를 알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창출해 보자는 시도였는데 참살이(웰빙)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 맞물리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품이 인기를 얻자 당연히 수익도 늘었고, 이 수익이 다시 재투자로 이어지면서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덕구시니어클럽 송호혁 과장은 “처음 노인 네 분이 시작했는데 주문이 늘면서 14명으로 늘었고 요즘은 명절 수요 때문에 아르바이트 10명을 더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산바들의 제품은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및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은 최고 품질의 국산 원료로 만든 100% 천연조미료다. 작업에 참여하는 노인들은 특유의 꼼꼼함과 ‘손자에게 먹인다’는 심정으로 제품을 만든다.
대덕구시니어클럽 김문규 관장은 “정직과 정성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패션 생활 전문 할인점인 세이브존과 대전시청 매점에도 입점했다”며 “이번 설 명절에는 우리 제품에 시민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42-633-8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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