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서당고개, 마현리, 백마고지, 말골, 마구네미천, 마란골, 말거리…. 강원도에는 말(馬)과 관련된 글자가 들어간 지명이 29곳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또 말 관련 유래와 전설도 74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처럼 말과 인연이 깊은 강원도에서 말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김승희 강원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최근 발표한 정책브리핑 ‘말 산업을 일으키자’에서 말은 의약, 축산, 레저 분야 등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새로운 산업 자원이라고 주장했다. 말은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 단제류(발굽이 하나인 동물)로 7월 말산업육성법이 발효되면 산업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 특히 국내 말 사육 농가는 전체 축산농가 중 1.8%에 불과한 반면 내년 말 산업 규모는 2008년에 비해 3배, 승마 인구는 2.5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 승마장은 233개지만 이 중 강원도에 있는 것은 10개에 불과하다.
김 부연구위원은 말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조성 사업으로 종축장 건립, 목장 및 초지, 경마공원, 승마타운 조성 등을 제시했다. 또 산악형, 해안형, 농로형 말 타기 코스를 개발하고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학과 연계해 말 관련 전문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피톤치드가 많은 임도와 산소가 풍부한 해변이 많아 말 타기에 적합하다는 것. 또 말을 활용한 의료, 약품, 치유, 화장품 연구시설 유치와 인력 양성 필요성도 꼽았다. 이 밖에 말 연구소 설립을 비롯해 승마 아카데미 신설, 승마 마이스터고 설치, 말 축제 발굴, 국제적인 말 관련 브랜드 상설 전시관 유치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정책 브리핑에서 국내의 경마산업 규모가 5조 원에 이르고 연간 9만 마리의 말이 프랑스, 벨기에, 일본에서 소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가축당 평균 거래 가격은 말이 380만 원으로 소 320만 원에 비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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