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투자 찬스입니다. 돈을 빌려서라도 투자하세요. 윤○○ 박사 드림.”
건물 청소 등의 일을 하던 이모 씨(55·여)는 2004년 여름 경영 컨설턴트로 이름을 날리던 윤모 박사 이름으로 온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윤 박사는 평소 친자매처럼 친했던 최모 씨(43·여)가 자신과 둘도 없는 사이라고 자랑하던 사람. 이 씨는 “윤 박사에게 종잣돈을 맡겨 놓으면 크게 불릴 수 있다”는 최 씨 말에 집과 땅까지 팔아 4억7000여만 원을 맡겼다. 최 씨와 친분이 있던 주부 김모 씨(55), 박모 씨(56)도 각각 8억4000만 원과 5억6000만 원을 맡겼다.
최 씨는 당시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 있던 윤 박사나 유명 여대 총장 등과 절친한 사이라고 허풍을 떨었다. 또 급하게 돈을 빌린 후 약속한 날짜에 정확히 갚는 방법으로 신뢰를 쌓아갔다. 돈을 갚을 때는 윤 박사 등 유명인 이름의 가짜 계좌에서 송금했다. 모두가 ‘최후의 한 탕’을 위한 치밀한 연기였다.
이런 최 씨의 ‘신뢰 쌓기’ 수법에 넘어간 이 씨 등은 결국 그동안 투자했던 돈을 최근 한꺼번에 모두 사기당했다. 최 씨를 검거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수년간 피해자들을 속인 최 씨답게 경찰 조사에서도 구슬프게 울다 사기가 아니라고 치밀하게 반박하는 등 배우가 무색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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