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 학습 부담 얼마나 줄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7일 03시 00분


B형 최대 2과목만 응시… 국-영 문항수 5~10개 줄듯

교육과학기술부가 확정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방안은 지난해 8월의 시안보다 변화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 “이상에서 현실로 돌아왔다”는 환영의 목소리와 “이해 당사자인 교사·교수에 가로막혀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이유다.

시안에 나온 계획 중 확정된 내용은 A·B형 수준별 시험밖에 없다. 사회 10과목을 6개로, 과학 8과목을 4개로 묶어 수험생이 1개만 선택하도록 한다는 방안은 교사와 교수들의 반대로 백지화됐다.

제2외국어와 한문 영역도 수능에서 제외할 방침이었지만 교육계 반발로 남기기로 했다. 단, 특성화고(옛 전문계고) 학생이 주로 치르는 직업탐구영역은 5개 과목으로 통폐합해 1과목만 선택하는 원안이 그대로 시행된다.

문제를 범교과적이 아니라 개별 교과 중심으로 출제한다는 계획은 학교 수업과 수능 대비를 따로 해야 한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시험과목 이름부터 국어 수학 영어처럼 교과목과 같이 바꿨다.

출제범위 역시 교과 교육과정에 맞춘다. 예컨대 국어A형은 국어Ⅰ 화법과작문Ⅰ 등 쉬운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B형은 국어Ⅱ 화법과작문Ⅱ 등 심화 수준에서 출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과서에 나온 지문만 출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현재 50문항인 국어와 영어는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10개 줄일 계획이다. 수능을 1년에 2회 치르는 방안은 취소했지만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교과부는 “여건이 마련되는 시점에 시행여부를 결정하겠다. 이를 위해 점수 위주의 학생선발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개편안에 따라 구체적인 문항 형태, 응시 시간, 배점을 올해 안에 발표한다. 2012년에는 새로 바뀐 수능 형태의 모의평가를 시작해 수험생이 대비하도록 만들 방침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

학교 수업만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도록 학습 부담을 줄여주자는 내용이 수능 개편방안의 뼈대다. 일선 학교와 학원가는 수험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수험생의 부담을 줄일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2014학년도 새로운 수능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Q. 상위권은 어떻게 A, B형을 선택하나.

A. 상위권 대학은 수험생에게 △인문계열 국어B 수학A 영어B △자연계열 국어A 수학B 영어B를 요구할 확률이 높다. 자기 적성을 잘 아는 학생은 처음부터 국어나 수학에서 A형을 준비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생긴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B형으로 공부하면 A형은 자동으로 대비되는 만큼 심화학습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1학년 겨울 방학이 되면 자기 적성에 맞춰 학습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Q. 중위권은 어떤 전략이 좋을까.

A. 국어 영어 수학은 난이도별로 6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대학별, 모집 단위별 입시 요강이 지금보다 복잡해진다. 고1 때부터 진로를 빨리 결정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편이 좋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개발연구소장은 “모의평가에서 본인의 국영수 성적을 판단하고 지원 가능한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에 따라 대비해야 한다. 특히 본인이 좀 더 잘하는 과목의 B유형을 차분히 준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Q. A, B형의 공부법 차이는….

A. 모두 교과서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는 데는 차이가 없다. 단, A형은 교과서에 나오는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도록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B형은 교과서 핵심 개념을 익힌 뒤 심화 학습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2014학년도 수능은 교과 과정 중심 출제이기 때문에 교과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단원 핵심 개념과 원리, 주요 개념이 적용된 문제 풀이에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Q. 학교별로 교과서가 다른데….

A. 교과과정 개편과 맞물려 교과서 종류가 많아지는 건 맞다. 다른 학교 교과서도 봐둬야 하는 이유다. 안연근 잠실여고 진학지도 교사는 “교과서가 다양해도 기본 원리는 같다. 다만 국어는 다른 교과서에 있는 지문도 모두 알고, 영어는 여러 교과서에 공통으로 나오는 단어를 따로 정리하거나 모든 교과서 내용을 압축 정리한 교재를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학 시험 준비 요령은 기존 수능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Q. 교육방송(EBS) 70% 연계율이 유지된다는데 교재는 어떻게….

A. 기본적으로 수험생은 매년 새롭게 나오는 EBS 교재를 모두 풀어보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2011학년도 수능처럼 EBS 연계가 교재와 똑같은 문제를 낸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병욱 서울 인창고 진학지도 교사는 “기본적으로 교과서를 바탕으로 기본 원리를 공부하고 EBS 교재를 통해 변형 문제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학생이 모든 교과서를 다 볼 수 없는 만큼 EBS에서 통합형 교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때도 EBS 교재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Q. 탐구영역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A. 선택과목 수가 2개로 준다. 예전에는 여러 과목을 응시한 뒤 잘 본 점수를 골라 제출하면 됐지만 이제는 두 과목에 다걸기(올인)해야 한다. 선택과목 평균이 현재보다 올라갈 수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지금처럼 보험성으로 많은 과목에 응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2과목 모두 성적이 완벽하게 잘 나와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커진다”며 “1학년 때는 여러 과목을 두루 공부한 뒤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을 골라 고3이 되기 전까지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Q. 탐구영역은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손주은 대표는 “탐구영역을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서로 겹치는 내용이 많은 과목을 묶어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교과 내용끼리 묶어 보면 지리(한국지리 세계지리) 일반사회(사회문화 법과정치 경제) 역사(한국사 세계사 동아시아사) 윤리(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등 4개 군(群)으로 나눌 수 있다. 자기 적성에 맞는 군을 골라 공부하면 효과적이다. 과학탐구도 과목별 Ⅰ과 Ⅱ과목의 연계학습이 가능하므로 이를 활용한 학습 전략이 바람직하다.

Q. 수능만 준비하면 되나.

A. 입시 전문가 대다수는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무엇보다 수시선발 인원이 갈수록 늘어나므로 수능은 자격시험 형태로 바뀐다는 분석이다. 박권우 이화여대부고 입시전략실장은 “자기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자기가 잘하는 분야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사소한 것도 꼼꼼히 기록해 두면 3학년 입시 때 자기 장점을 어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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