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경북 청송군 부동면 얼음골 빙벽에서 열린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대회. 주왕산 자락의 이 빙벽이 청송의 새로운 명물로 뜨고 있다. 사진 제공 청송군
“두메산골에서 국제대회가 열려 주민들이 많이 좋아합니다. 산 좋고 물 좋은 청송이 널리 알려지고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경북 청송군 부동면 서태교 면장은 27일 “청송에서도 부동면이 가장 아름답다”며 이같이 기대했다.
서 면장의 이야기는 빈말이 아니다. 부동면에는 중국 진나라 주왕이 피신왔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주왕산(721m) 국립공원에다 조선 숙종 때 만든 저수지인 주산지가 있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주산지는 1년 내내 카메라를 둘러멘 작가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왕산 주산지와 함께 부동면의 새로운 명물이 등장했다. 주왕산 자락인 내룡리 얼음골 빙벽이다. 청송군은 1999년 높이 62m의 인공폭포를 만들었다. 산이 깊어 여름에도 얼음이 생길 정도여서 얼음골로 불린다. 부동면 주민센터에서 10km가량 떨어진 두메산골이다.
이달 7∼9일 얼음골 빙벽에서 미국과 러시아, 오스트리아, 일본, 중국, 이집트 등 25개국 선수단 1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빙벽 타기(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열렸다. 청송군 역사상 이렇게 많은 나라 사람들이 모여 월드컵을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프로 선수들이 빙벽에 기어오르는 모습을 보기 위해 관광객도 수천 명이 찾았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이 월드컵은 앞으로 4년 동안 더 열리기로 확정돼 있어 지구촌 빙벽 전문가들에게 청송은 이미 ‘빙벽의 성지’다. 병풍처럼 둘러싼 주왕산의 경치가 빼어난 데다 얼음도 단단해 빙벽 타기에 아주 좋다고 한다.
29, 30일 이곳에서 전국아이스클라이밍대회가 열린다. 내년 청송에서 열리는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대회여서 국내 전문가 250여 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산악인 엄홍길 씨도 참여할 예정이다. 대회장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썰매장도 준비했다. 빙벽을 타기 어려운 관광객들은 썰매를 타고 얼음골 마당쇠 체험, 드럼통난로에서 고구마 구워 먹기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얼음이 녹는 봄여름에는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또 이곳으로 들어온다. 한동수 군수는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푸른 소나무’라는 뜻의 청송이 이제 단단히 이름값을 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한 군수는 “오랫동안 ‘육지 속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외진 곳인 청송이 이제 독특한 레포츠와 관광체험을 할 수 있는 ‘육지 속 보석’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청송에 오고 싶어 안달이 나도록 매력적인 청송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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