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 만 여명작전’ 때 해적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은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의 생사는 앞으로 2, 3일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석 선장은 29일 ‘에어 앰뷸런스’로 한국으로 이송된 뒤 30일 새벽 아주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수술 후 12시간이 흐른 지금 (총상으로 인해 발생한) 패혈증 등의 증세가 더는 악화되지 않았지만 장기간 인공호흡기를 달아 폐렴 발생 우려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원장은 “아직 혈소판 수치가 정상 이하지만 주요 장기 기능은 더 나빠지지 않았다”며 “석 선장을 한국으로 이송해 즉각 수술한 것은 적절했다는 것이 의료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에 따르면 석 선장은 총상으로 간과 대장이 파열됐다. 왼쪽 손목, 양측 다리도 골절상을 입었다. 특히 복부를 비롯해 우측 겨드랑이에서 허벅지까지 광범위한 부위에서 조직 괴사(壞死·생체 내 조직이나 세포가 부분적으로 죽는 일)가 일어나고 염증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날 0시 15분부터 이국종 교수(외상외과) 등 아주대병원 의료진 8명이 참여한 가운데 응급수술이 이뤄졌다. 의료진은 괴사한 조직 및 염증을 제거하고 남아 있던 총알을 제거하는 등 약 3시간에 걸쳐 대수술을 했다. 유 원장은 “새벽에 이뤄진 수술에서 패혈증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병변(病變·병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생체의 변화)들을 집중 제거했다”며 “특히 석 선장의 양측 다리에 있던 총알 2개를 추가로 빼냈다”고 말했다.
석 선장의 몸에서 확인된 총상 부위는 모두 6곳. 오만과 한국에서 제거한 총알이 4개인 것을 감안할 때 의료진은 석 선장이 적게는 4발, 많게는 6발가량의 총을 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의료진은 앞으로 패혈증에 대해 집중 치료할 예정이다. 골절 등 다른 부상에 대한 수술은 주요 장기가 정상화된 이후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석 선장과 의료진을 태운 전용기는 29일 오전 11시 37분(한국 시간) 오만 살랄라 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10시 33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촌동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 씨(58)와 차남 현수 씨(30)도 30일 오후 귀국한 뒤 곧바로 아주대병원으로 와 석 선장을 면회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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