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초등생 아들 감동… 살아있는 교과서 되길”
같이 근무했던 선원들 “다시 바다로 나가셔야죠”
“그가 우리 앞에 웃는 모습으로 나타날 때 ‘아덴 만 여명작전’은 비로소 성공한 작전으로 역사에 기록될 겁니다.”
구출 작전 중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58)이 29일 한국에 도착하자 온 국민은 정성과 마음을 모아 석 선장의 쾌유를 빌었다. 일부 누리꾼은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석 선장의 건강상태를 인터넷을 통해 알렸으며 지난해 석 선장과 반년 가까이 함께 항해를 한 삼호프리덤호 선원들도 석 선장이 하루빨리 일어나 함께 바다로 나갈 수 있기를 기원했다.
설을 앞두고 일찌감치 귀향에 나선 시민들은 역 대합실 등에서 TV 뉴스를 통해 석 선장의 수술 및 건강상태에 귀를 기울였다.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대형 TV를 통해 뉴스를 지켜보던 이동형 병장(24)은 “해적들이 파괴력이 큰 AK 소총으로 근거리에서 난사했다는데 그런 부상을 입고도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며 “부대에서 석 선장을 위해 모금이나 헌혈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유원주 씨(37)는 “초등학생인 아들이 석 선장의 이야기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 어서 석 선장이 일어나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가 되었으면 한다”고 쾌유를 빌었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석 선장의 쾌유를 바라는 누리꾼들의 바람이 이어졌다. ID ‘서정주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석 선장에게 명예훈장을 주자는 청원 글을 올렸다. 그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지금 석 선장의 희생은 모범이 된다”며 명예훈장을 수여하자고 주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동호회 게시판 등에는 석 선장의 수술 경과에 대한 속보가 이어졌다. ID ‘파우켄’은 “석 선장이 괴사성 근막염이라는데 오만에서의 초기 처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아니냐”며 “좀 더 빨리 국내로 왔다면 상태가 더 나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석 선장이 입원 중인 아주대병원의 환자 및 방문객들도 쾌유를 비는 마음은 똑같았다. 남편이 입원 중인 손화자 씨(59)는 “선장님 상태가 어떤지 직접 보고 싶어 추위를 참고 30분 넘게 현관 앞에서 기다렸다”며 “나 또한 아픈 남편을 돌보는 상황이라 석 선장님 부인의 아픈 마음이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선장님이 무사하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호프리덤호 선원들도 캡틴이 쾌차해 다시 함께 항해할 수 있기를 빌었다. 화학물질 등을 운반하는 삼호프리덤호(1만1000t급)는 지난해 12월 전남 해남군 화원면 소재 대한조선에 입항해 수리 중이다. 석 선장은 한 달 전 회사 측에서 삼호프리덤호 대신 삼호주얼리호의 운항을 부탁할 때 싫은 기색 없이 승낙했다.
김성웅 삼호프리덤호 1등 기관사(45)는 “석 선장은 해적 대응이나 퇴치 방안에 대해 항상 고민했다”며 “해적에게 납치된 뒤 지그재그 운항을 하거나 엔진오일에 물을 넣도록 지시하는 등 각종 기지도 미리 준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길 삼호프리덤호 1등 항해사(52)는 “석 선장은 자상하고 꼼꼼해 선원들에게 최고의 캡틴으로 통했다”며 “작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헌신한 석 선장이 하루빨리 완쾌해 선원들 품으로 돌아와야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한국 선원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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