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前총리에 3억 반환요구” 녹취CD 증거 채택

한만호씨, 모친에 밝힌 내용 진술번복 배경 공방 예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9억여 원 수수 의혹 사건 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했다가 법정에서 진술을 바꾼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복역 중)의 교도소 접견 녹취 CD가 증거로 채택됐다. 검찰은 이 CD를 한 전 대표와 한 전 총리 사이에 부적절한 돈거래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31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한 전 대표가 교도소에 면회 온 사람들과 나눈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 CD를 증거로 채택했다. 이 CD는 한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한 뒤인 1월 4일 3차 공판에서 검찰이 새롭게 제시한 증거다. CD에는 2009년 5월 한 전 대표가 구치소에 면회 온 어머니에게 “한 전 총리의 측근인 김문숙 씨를 통해 한 전 총리에게 3억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검찰은 31일 공판준비기일에서 “한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CD를 증거로 채택하고 법정에서 재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 전 총리 측은 “검찰이 주관적으로 ‘미진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해서 증거를 추가 신청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한 전 대표의 진술 번복은 양측 모두 예상치 못한 것으로 검찰에도 이를 탄핵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CD를 증거로 채택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 전 총리 사건의 6차 공판은 2월 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