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학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1일로 끝났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가 고민에 빠지는 시점이다. 재수를 할까 말까, 재수를 한다면 일반 학원이나 기숙학원 중 어디가 좋을까…. 통계를 보면 재수생은 대입에서 강세다. 서울대는 정시모집 합격자 중 재수생 비율이 35%로 지난해보다 2.8%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이런 추세만 믿고 재수를 결단하기보다는 새 입시제도의 특징을 따져보고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 달라지는 입시내용을 파악하라
재수를 하겠다면 입시에서 달라지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시모집에서 수능을 100% 반영하는 대학은 2011학년도 81개교에서 2012학년도에는 88개교로 늘었다.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2011학년도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대학은 94개교로 전년도 70개교보다 많았다.
비중이 커진 수시모집 준비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재수생=정시’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2012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의 62.1%(23만7640명). 6일간 미등록 충원 기간을 둘 예정이라 수시 비중은 더 커진다. 일부 특별전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수생의 수시모집 지원을 허용하므로 논술과 면접을 함께 준비하는 게 좋다.
수능에서 가장 많이 변화하는 영역은 수리다. 교과과정이 개편됨에 따라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출제 범위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원점수 평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별력이 커지므로 수리영역 비중은 더 높아진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은 수리영역의 반영 비율을 높이고 있다. 수리영역의 전략적 학습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인문계열은 수능에 처음 나오는 미적분 단원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수능에서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최대 세 과목으로 줄어드는 점도 변수. 서울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두 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많다. 그러나 세 과목을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 자신에게 맞는 학원을 골라라
재수생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유혹과 슬럼프에 빠지기 십상이다. 대부분의 재수생은 학원을 선택한다. 학습 스타일과 성격을 감안해 일반 학원의 재수종합반과 기숙학원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한다.
자율적이고 의지가 강한 학생은 재수종합반을 선호하는 편이다. 주변의 유혹에 약하고 절제력이 부족해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면 기숙학원이 더 낫다. 기숙학원은 재수종합반보다 학생을 더 철저히 관리한다. 강의시간도 길다.
비용이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하다. 기숙학원은 수업료와 숙박비용을 합해 보통 한달에 200만 원 정도 든다. 재수종합반은 60만∼70만 원이다.
재수종합반이든 기숙학원이든 직접 찾아가서 내용과 시설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 광고문구만 보고 판단했다가는 후회할 수 있다.
○ 시간관리가 관건이다
재수에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실패한 이유를 실수나 운으로 돌리고 근본 원인을 찾지 않는다면 결코 나아질 수 없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재수에 성공한 학생들은 여러 종류의 문제집을 잡다하게 보기보다는 수능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 합격한 홍선기 씨(20)는 “고등학생 때는 내신 준비 등으로 많은 문제집을 조금씩 봤는데 잘못된 방법임을 알았다. 가장 완벽한 문제이자 익숙해져야 하는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점은 기출문제를 그냥 푸는 게 아니라 깊게 공부하는 자세. 기출문제의 지문과 문제 유형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삼수로 고려대 가정교육과에 합격한 오연주 씨(21·여)는 언어영역을 수능 기출문제로만 공부했다. 비문학은 다른 문제집의 지문을 따로 봤지만 문학은 2004학년도 이후의 기출문제 지문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합격한 송용재 씨(20)의 비결도 기출문제 정복이다. 송 씨는 “수리는 기출문제를 네 번씩 풀었는데 두 번째부터는 틀린 문제의 개념을 오답노트에 따로 정리했다. 외국어도 문제만 풀기보다 지문마다 모르는 단어와 문장, 문법을 공부했다”고 했다.
철저한 시간관리도 중요하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재학생과 달리 재수생은 하루 종일 혼자 지내므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오 씨는 학원에서 쉬는 시간과 수업 전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20분 만에 푸는 식으로 과학탐구를 공부했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 수능 지문에서 모르는 단어와 문장을 골라 노트에 적어놓고 학원을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 외웠다.
마음을 다스리고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송 씨는 “너무 공부가 안 될 때는 차라리 하루 쉬는 것도 좋다. 하지만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등 기억에 오래 남는 건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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