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평생 지출 의료비 남자 7415만 원-여자 8787만 원
■ 보건사회硏 분석 보고서
우리나라 국민 중 남성은 64세, 여성은 66세 이후에 평생 진료비의 절반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호 고숙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10일 열리는 ‘2011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는 남성은 약 7415만 원, 여성은 약 8787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남성의 경우 64세 이후, 여성은 66세 이후에 썼다.
남성이 태어나서 63세까지 쓴 의료비와 생애 마지막 12년 동안 쓴 의료비가 각각 3700만 원으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63세 때까지는 연평균 59만 원을 쓰지만 64세부터는 308만 원을 쓰는 셈이다.
생애 마지막 16년 동안 4350만 원을 쓰는 여성은 65세까지 연평균 66만 원을, 66세부터는 272만 원을 썼다.
남성과 여성 모두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데다 중환자실 연명치료 비용이 크기 때문에 생애 마지막 시기의 진료비도 급증했다.
보고서는 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자료와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생명표를 이용해 남성과 여성 각각 10만 명이 평생 동안 지출한 의료비를 계산했다.
2007년 남성 평균수명(76.1세)과 여성 평균수명(82.7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명이 6.6년 긴 여성이 1인당 생애의료비를 1372만 원 더 썼다.
남성은 유소년기와 중장년기에 여성보다 병원을 더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연령에 따른 생애 의료비 지출 비중은 △유소년기(0∼19세) 남성 12.7%, 여성 9.2% △청년기(20∼39세) 남성 8.4%, 여성 10% △중장년기(40∼64세) 남성 30.2%, 여성 28.4% △노인기(65∼84세) 남성 42.7%, 여성 44% △초고령기(85세 이후) 남성 5.9%, 여성 8.4%였다. 또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의 의료비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분석했다.
고숙자 위원은 “지금처럼 노인기에 의료비가 집중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이 급속하게 악화할 것”이라며 “술·담배 같은 건강위해품목에 조세를 부과하거나 의료비를 아낀 만큼 현금으로 돌려주는 의료저축계정(MSA)을 도입하는 등 재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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