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발생한 쇠돌고래(일명 상괭이)의 집단폐사를 둘러싸고 방조제 공사의 관리 주체인 농어촌공사 측과 환경단체, 주민 간에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이 “올겨울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로 담수호가 얼어붙어 상괭이들이 숨을 쉬지 못해 질식사한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환경단체와 일부 어민은 “담수호가 언 것은 배수갑문을 통해 바닷물을 제대로 유통시키지 않아 내수면의 염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3일부터 9일까지 전북 군산시 신시배수갑문과 가력도 사이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110여 마리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리거나 얼음이 녹으면서 물에 떠올라 숨진 채 발견됐다.
새만금사업단은 “포유류인 상괭이는 5∼10분마다 물 위로 나와 호흡을 해야 하는데, 강추위로 담수호가 얼어붙으면서 두꺼운 얼음판을 뚫고 나오지 못해 질식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환경 단체 및 일부 어민은 상괭이의 떼죽음을 농어촌공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팀장은 “군산 하제 쪽에서 농업용지 방수제 공사를 하고 있는 농어촌공사가 수위를 낮추려고 해수를 제대로 유통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아 수위가 낮아지고 염도가 떨어져 이번 한파에 방조제 안쪽 수면이 얼어붙었다는 것.
어민 심모 씨도 “공사 때문에 배수갑문을 두 달간 닫아놓은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면서 “수위가 낮아서 쉽게 담수호가 얼어붙었고, 포유류인 상괭이들이 물 밖에서 호흡하지 못해 떼죽음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 의견이 대립하자 하루빨리 부검을 해 정확한 사인을 가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사고 현장에서 육안검사를 한 전북대 수의학과 임채웅 교수는 “현재로선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금속 또는 세균 감염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연구소와 전북대 수의학과에서 자체적으로 폐사한 상괭이를 부검하고 있어 이번 주말께 나올 부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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