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삼선짬뽕에 왜 해삼없냐”… 시비끝 주먹질

40대 종업원 불구속 입건

‘삼선짬뽕에 해삼만 있었어도….’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24시간 중국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이모 씨(42)는 폭행 혐의로 10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사건은 전날인 9일 새벽 그의 가게에서 제공한 삼선짬뽕에 해삼이 없었던 것이 발단이 됐다.

이날 새벽 이 씨 가게에는 술을 마신 안모 씨(41)가 해장을 하기 위해 들어왔다. 안 씨는 자신이 시킨 삼선짬뽕을 보며 “삼선짬뽕에 해삼이 안 들어갔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다짜고짜 욕을 했다. 이 씨는 “돈을 받지 않을 테니 화를 풀라”며 안 씨를 달랬지만 실랑이는 한 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이 씨는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안 씨를 근처 해장국집으로 데려갔다. 술잔을 돌리면서 분위기가 좋아진 두 사람은 “형님, 동생” 해가며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귀가하기 위해 함께 택시를 탔다.

하지만 잠잠하던 안 씨는 택시를 타자마자 다시 ‘해삼 없는 짬뽕’을 들먹이며 욕을 했다. 다 무마된 줄 알았던 이 씨는 다시 “해삼 없는…” 소리가 들리자 격분했고 안 씨를 택시에서 끌어내린 뒤 마구 때렸다.

이 씨는 경찰에서 “해삼 값이 올라 짬뽕에 넣으면 가격을 맞출 수가 없다”며 “짬뽕 값도 안 받고 심지어 해장국 값까지 다 냈는데 끝까지 ‘해삼 없는 삼선짬뽕’을 들먹여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요리업계에 따르면 삼선짬뽕에 반드시 해삼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초 삼선은 하늘 땅 바다에서 나오는 진미(珍味)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꿩고기 송이버섯 해삼을 의미했으나 꿩고기와 송이버섯이 너무 비싸지자 오징어 굴 해삼 조개 가리비 새우 죽순 중 서너 가지가 들어가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