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부산 폭설…빗나간 기상청 예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17시 59분


14일 부산지역의 폭설에 대해 예보가 늦어 부산지방기상청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부산지역은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 평균 6.8㎝의 적설량을 보여 1904년 기상청 관측 이래 8번째로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산기상청은 눈이 없는 부산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렸지만 하루 전날까지 대설 관련 특보를 내리지 않았다.

부산기상청은 폭설이 임박한 14일 오전 5시40분에야 "부산지역에 오전 9시를 기해 대설주의보를 발효한다"는 특보를 냈다.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기 전에는 통상 하루전쯤 앞서 대설예비특보를 내는 것이 통례이지만 불과 1시간 전 이날 오전 4시30분에 발표한 대설예비특보 대상지역에 경북, 울산과 함께 부산을 포함시켰다.

전날 밤 오후 10시30분에 발표한 예비특보에서는 경북과 울산은 포함됐지만, 부산은 빠져 기상청이 부산의 많은 눈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설특보가 늦어지는 바람에 많은 시민들이 월요일 아침 많은 눈을 예상하지 못하고 차량을 몰고 나서는가 하면 지자체에서도 폭설에 대비한 제설작업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이에 대해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예비 특보의 경우 기압계가 확실히 해당 지역에 들어서야 내릴 수 있는데 이번에 눈을 몰고 온 기압계는 (대설주의보 특보가 내려진) 몇 시간 전까지도 부산을 벗어나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또 "2005년 3월 폭설을 몰고 온 기압계와 유사한 점이 보여 많은 눈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눈 구름대가 빨리 지나갈 줄만 알았다"며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5년 3월 폭설은 이 해 3월5일 부산지역에 1904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많은 29.5㎝의 적설량을 보인 기상이변을 말한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2005년 폭설과 유사한 기압 배치가 보였지만 부산이 눈이 잘 안오는 곳을 감안하는 바람에 예보에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러나 기상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적설량을 정확히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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