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16일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영역별로 응시생의 1%가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출제하겠다고 발표하자 일선 대학이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고득점 학생이 지원하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은 상대적으로 응시생 간의 변별력을 가리기가 힘들게 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일선 대학은 정부 방침대로라면 수능 변별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그 대신 논술이나 구술·면접고사를 강화해 학생을 선발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학별로 이미 2012학년도 모집요강을 발표한 상황이라 폐지한 논술을 부활하거나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도 쉽지 않다.
서울대 입학본부 백순근 본부장은 “수능은 정부가 제공하는 입학전형 자료이므로 교과부의 출제 방침에 대학이 어렵게 내라, 쉽게 내라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마찬가지로 교과부도 논술이나 면접 및 구술고사 등 대학의 입학전형 방식을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논술 폐지 방침에 따라 이미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없앤 대학은 더욱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 대학들은 올해 모집요강을 바꿀 수는 없지만 앞으로 수능 난도가 계속 낮게 유지된다면 내년부터는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부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원 이사는 “(현재 기조가 유지된다면) 내년부터는 대학마다 논술이나 면접 등 다양한 전형을 추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만기 유웨이중앙 평가이사는 “교과부가 논술을 폐지하지 않으면 (대학에) 예산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강수를 두고 있어 논술을 추가하기도 쉽지 않다”며 “난도가 본고사 수준에 가까운 객관식 적성검사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결국 수능을 두 번 치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수능 변별력이 낮아지게 된 상황에서 우수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들의 경쟁으로 입시 전형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