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가 넘는 폭설이 내린 강원 동해안의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지 못해 탈진하거나 숨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20일 동해안 시군과 야생동물보호단체들에 따르면 먹이를 찾으려 눈 속을 헤매고 다니는 고라니와 멧돼지 등이 자주 눈에 띄며 탈진해 쓰러지거나 민가로 내려오는 야생동물도 늘고 있다.
강원도가축위생시험소 동부지소는 최근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왔다가 구조된 고라니 일곱 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도내 동해안 지역 야생동물보호단체들은 폭설 이후 눈에 갇힌 30여 마리의 고라니를 구조해 먹이를 주고 눈이 적은 지역에 방사했다. 또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야생동물보호협회의 협조 요청에 따라 18일 헬기로 보리와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 3t을 야생동물들이 다니는 길목에 집중 투하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 강릉시지부도 17일 사천면 용현사 입구 일원에서 야생동물 먹이주기 행사를 열었다.
한편 야생동물들이 폭설로 수난을 당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불법 포획하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동해경찰서는 18일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온 고라니를 불법 포획한 혐의(야생동식물보호법 위반)로 김모 씨(63)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5일 오후 1시경 동해시 이로동 달방마을 인근 야산에서 고라니 두 마리를 노끈으로 포획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릉경찰서도 17일 폭설에 갇힌 고라니를 불법 포획한 혐의로 이모 씨(71) 등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