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세를 만들기 위해 포르노 비디오를 보고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어 화제가 됐던 서울동물원 롤런드고릴라 ‘고리롱’(사진)이 17일 오후 8시 10분경 세상을 떠났다. 1963년생(추정)으로 고리롱의 올해 나이는 48세. 고릴라의 평균 수명이 30∼40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수명을 다한 할아버지 격이다. 서울동물원 관계자는 “지난달 20일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1968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고리롱은 서울동물원의 전신인 ‘창경원’ 시절부터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서울동물원에서 사는 동물 중 갈라파고스 코끼리 거북이(106세) 다음으로 나이가 많았다.
고리롱은 2세를 남기지 못하고 떠났다. 1968년 고리롱과 함께 창경원에 들어온 암컷 ‘고리나’가 5년 후 세상을 떠나자 고리롱은 10년 넘게 혼자서 지냈다. 그 후 1984년 암컷 롤런드고릴라(1978년생) 한 마리가 새로 들어왔다. 동물원은 암컷에게 죽은 첫 짝의 이름 고리나를 그대로 붙여줬다. 하지만 몸집이 크고 난폭해 둘은 각방을 써야 했다.
지난해에는 강남 차병원 비뇨기과팀이 동물원을 찾아 고릴라 애정행위를 담은 ‘고릴라 포르노’ 영상물을 틀어주고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도 먹였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동물원은 고리롱의 고환 속 남은 정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동물원 관계자는 “인공수정 확률은 현재로선 희박한 편”이라며 “국제 멸종위기종이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오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물원은 고리롱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다음 달 말까지 축제 및 행사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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