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완준 전남 화순군수가 대법원에서 원심이 확정돼 군수 직을 잃게 되자 화순군청은 하루 종일 술렁였다. 군청 공무원들은 역대 군수 3명이 낙마하는 오명을 쓴 데다 또다시 치를 재선거로 지역 민심이 갈라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화순군은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부부군수’ ‘형제군수’로 유명세를 치렀다. 2002년 임호경 전 군수는 취임 한 달도 안 돼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된 뒤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물러났다. 이어 임 전 군수의 부인 이영남 전 군수가 2004년 보궐선거를 통해 군수가 되면서 부부 군수로 화제를 모았다. 이 전 군수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전완준 군수의 형인 전형준 전 군수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전형준 전 군수도 취임 한 달 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군수 직을 내놓았다. 이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전완준 군수가 당선되면서 형제 군수가 탄생했다. 전완준 군수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속됐지만 옥중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결국 사임하게 됐다.
형제와 부부까지 동원된 군수 선거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과 반목이 이어졌다. 주민 김모 씨(68)는 “선거 과정에서 고소, 고발과 투서가 난무하고 민심이 사분오열됐다”며 “어디 가서 화순에 산다고 말을 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공무원들도 이번 당선무효 판결이 가져올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당분간 부군수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굵직한 현안 사업은 ‘올스톱’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또 선거 회오리가 몰아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군수를 뽑아 군정이 더는 혼란에 휩싸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