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견 건설기업 ㈜삼정과 조선기자재 기업 비엔그룹이 향토소주업체인 대선주조를 인수하기 위해 24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상호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 향토 소주업체인 대선주조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입찰제안서 제출을 하루 앞둔 24일 각각 인수의향서를 냈던 부산 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과 주택업체인 ㈜삼정이 대선주조 인수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하는 컨소시엄 양해각서(MOU)를 전격 체결했기 때문.
지난달 28일 재매각 인수의향서를 받은 대선주조 채권단은 25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비엔그룹과 ㈜삼정, 경남 소주업체 무학, 롯데칠성음료 등 5개사로 알려졌다.
조성제 비엔그룹 회장과 이근철 삼정 회장은 이날 부산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주조 주식 매각과 관련해 지역경제를 보호해 줄 것을 요구하는 부산시민의 여론과 정서를 감안해 공동인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두 회사가 공동인수에 적극적으로 합의한 것은 향토기업을 함께 살려보자는 데 뜻이 맞았고, 다른 인수의향 업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이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선주조를 인수하면 힘든 점도 있겠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꼭 성공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점유율 회복과 함께 문화사업, 장학사업을 펼쳐 부산 시민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게 두 회장의 각오. 지역 출신 전문경영인을 공채하고 대선주조 직원도 모두 승계한다는 구상이다.
시민단체는 “향토기업 두 곳이 대선주조를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롯데 푸르밀이 대선주조를 인수한 뒤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롯데칠성음료는 인수경쟁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주조 채권단은 인수의향서를 낸 5개사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낸 후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인수 후보가 제시하는 인수가격. 현재 1550억 원의 채권을 갖고 있는 대선주조 채권단이 어느 선까지 인수가격을 받아들이느냐가 재매각 성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후보 대부분은 지난해 9월 대선주조 1차 매각 당시 2000억∼2300억 원까지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당시 대선주조 대주주인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는 부산상공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인수가격에 대한 견해차로 매각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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