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행 KTX 열차가 경기 화성시 매송면 인근에서 43분간 멈춰 섰다. 11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인근에서 탈선된 지 불과 2주일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KTX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지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5일 오전 6시 부산역을 출발한 KTX 106호 열차는 오전 8시 24분 경기 화성시 매송면 반월터널을 지난 후 갑자기 멈췄다. 열차가 서자 승무원들은 40여 분간 열차에 설치된 각종 안전장치를 점검한 뒤 이상이 없자 오전 9시 7분 운행을 재개했다. 사고가 난 열차는 ‘KTX-산천’이 아닌 일반 KTX 기종이라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곳곳에 설치된 열감지장치가 ‘KTX가 과열됐다’는 신호를 기관실 계기판에 전달해 기장이 안전을 위해 열차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감지장치는 △동력장치 △변압장치 △차축 등 열차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에 부착돼 있다. 코레일은 안전장치 점검에서 이상이 없었던 만큼 열감지장치가 잘못 작동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한 달에 4번 사고…코레일의 문제는?
코레일 열차 사고는 이달 들어서만 네 차례 발생했다. 11일 광명역 탈선사고 이후 21일 경인선 인천행 열차가 종로3가역부터 종각역까지 출입문을 연 채로 운행했다. 23일에는 문산행 경의선 열차가 서울역에서 전기공급 장치 부분에 고장을 일으켜 운행이 1시간 반가량 중단됐다.
현재 KTX는 5000km, 새마을호는 2000km 운행 후 6∼8시간에 걸쳐 각종 운행 장치, 주행·제어장치, 전기장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비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송달호 우송대 교수(철도건설환경공학)는 “코레일이 기술력 등 전문성을 중시하기보다 조직관리에 비중을 두다 보니 기술 전문성에서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남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철도경영정책학)는 “2004년 KTX가 출범한 이후 7년이 지나면서 조직이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철도노조는 인력을 감축하면서 차량 안전점검 주기를 연장한 것이 잇따른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2009년 3월 이후 정원 3만1000여 명 중 약 5100명을 감축한 후 KTX 점검(1회)이 3500km에서 5000km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코레일 측은 “철도기술이 발전하면서 점검횟수가 줄어든 것”이라며 “프랑스 테제베(TGV)는 5000km를 주행한 후 점검한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사람이 줄어 고장이 자주 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철도장비가 전자화되면서 과거 기계식 열차보다 고장이 잘 날 수밖에 없다”며 “코레일도 이런 점을 감안해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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