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서울의 스타강사를 초빙해 집단 과외를 시키는 ‘우수학생 전담 프로그램’으로 지역 인재 유출을 막겠다고 밝혔다.
아산시는 삼성 탕정LCD단지가 들어선 후 수년 새 논밭이 고층 아파트촌으로 변하고 연간 1만∼2만 명의 외지인이 들어올 만큼 전국에서 가장 활력 있는 도시. 하지만 인근 천안시나 공주시보다 교육 여건이 열악해 성적 상위 10% 이내의 중학교 3학년 학생(300여 명)의 절반가량이 다른 곳으로 진학하기 때문이다.
복기왕 시장은 “더 좋은 교육이 무엇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구조에서 살아남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말했다. 아산시는 다음 달 안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은 중학교 3학년 50명과 고교 각 학년 50명씩 모두 200명의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서울의 스타강사들을 초빙해 주말과 방학 때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정규 학생 프로그램인 만큼 강사 18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지역 내 실력이 우수한 교사로 채울 계획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2008년부터 중3 우수학생이 지역 고교로 진학하면 장학금을 주는 지원을 확대했더니 타 지역 유출 비율이 줄었다”며 이 정책이 우수학생을 잡아두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역 전교조와 아산시민모임, 평등학부모회 등은 17일 이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시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1.9%의 소수 학생에게만 특혜를 주고 대다수 학생에게 패배감과 열등감을 심어주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경쟁의 전쟁터로 내모는 반교육적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 시장은 “학교장 추천을 받는 것을 전제로 의욕이 충만하다면 최상위권이 아닌 학생도 선발하고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 학생을 위한 교육 대책은 별도로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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