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아산 ‘우수학생 잡기’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서울 스타강사 초빙 중고생 200명 특별과외

충남 아산시가 서울의 스타강사를 초빙해 집단 과외를 시키는 ‘우수학생 전담 프로그램’으로 지역 인재 유출을 막겠다고 밝혔다.

아산시는 삼성 탕정LCD단지가 들어선 후 수년 새 논밭이 고층 아파트촌으로 변하고 연간 1만∼2만 명의 외지인이 들어올 만큼 전국에서 가장 활력 있는 도시. 하지만 인근 천안시나 공주시보다 교육 여건이 열악해 성적 상위 10% 이내의 중학교 3학년 학생(300여 명)의 절반가량이 다른 곳으로 진학하기 때문이다.

복기왕 시장은 “더 좋은 교육이 무엇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구조에서 살아남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말했다. 아산시는 다음 달 안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은 중학교 3학년 50명과 고교 각 학년 50명씩 모두 200명의 우수학생을 대상으로 서울의 스타강사들을 초빙해 주말과 방학 때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정규 학생 프로그램인 만큼 강사 18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지역 내 실력이 우수한 교사로 채울 계획이다. 아산시 관계자는 “2008년부터 중3 우수학생이 지역 고교로 진학하면 장학금을 주는 지원을 확대했더니 타 지역 유출 비율이 줄었다”며 이 정책이 우수학생을 잡아두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역 전교조와 아산시민모임, 평등학부모회 등은 17일 이 프로그램의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시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1.9%의 소수 학생에게만 특혜를 주고 대다수 학생에게 패배감과 열등감을 심어주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경쟁의 전쟁터로 내모는 반교육적 정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 시장은 “학교장 추천을 받는 것을 전제로 의욕이 충만하다면 최상위권이 아닌 학생도 선발하고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 학생을 위한 교육 대책은 별도로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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