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가인 앵커)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를 아십니까. '시 한편에 삼 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말인데 생각하면 금세 따뜻한 밥이 된다.' 이렇게 시작하는 시인데요. 이 시를 쓴 시인 함민복씨가 지난 일요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올해 나이 쉰으로 문단의 대표적인 노총각이었던 시인은 동갑내기 신부를 만났습니다. 결혼식에 수십 명의 문인들이 방문해 축하했습니다.
*** 결혼식이 시작하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예식장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함민복 시인.
강화도에서 소박하고 가난한 삶을 살아온 시인이지만 멀끔한 턱시도 차림이 여느 젊은 신랑보다 어울립니다.
(인터뷰) 함민복 / 시인 (떨리세요?)"늦게 하니까 친구들이 농담 삼아 딸내미 시집가는 날과 겹치지 말아라. 이런저런 생각이 있고, 가정사적 생각들이 먼저 나고, 어머님이 살아계셨으면 2년만 빨리할 걸."
이름만 대면 알만한 문인과 문화예술인들이 이들의 늦게핀 사랑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인터뷰) 함성호 / 시인·건축가 "함민복이 결혼하는 걸 보면서 시대가 사람을 비껴갈 수도 있고, 그렇지만... 역시 사랑은 여지없이 오는구나. 그래서 저렇게 만나서 같이 사는 구나.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오지혜 / 배우 "사랑과 신뢰와 우정은 우리가 함시인께 배운 것이고... 이제 정말 2.1% 정도의 결점이셨던 생활을 확실히 책임지셔서..."
(인터뷰) 현택수 / 시인 "함박꽃 함. 민들레 민, 복사꽃 복. 꽃 같은 사람이죠. 결혼 소식 들었을 때 그런 꽃들이 주위에 많이 피어날 거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꽃처럼 아름답게 사시길 바랍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