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은 생명공학기술(BT)과 나노기술(NT), 정보기술(IT)이 완벽하게 융합될 때 국제 경쟁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의 잠재력을 총동원해 기반을 갖춰 나갈 것입니다.” 8일 취임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김유승 이사장(61·사진)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어깨가 무겁지만 반듯하게 첫 단추를 끼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구 수성구 범어동 재단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이삼걸 경북도 행정부지사, 도이환 대구시의회 의장,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하춘수 대구은행장,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 의료 관련 기업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의료복합단지의 비전’을 특히 강조했다.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과 기업, 연구소를 확보하고 유치하려면 무엇보다 초기 단계에서 의료단지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990년대만 하더라도 국내 학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논문이 실리면 큰 뉴스가 됐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수준이 높아졌다”며 “국내 경쟁력이 곧 국제 경쟁력이 되는 시대적 상황부터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단지 조성 자체는 고급 인력이나 관련 기업에 큰 매력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을 시작으로 원장(2003∼2006년)을 할 때까지 KIST에서 활약했다. 원천 과학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966년 국내 처음으로 설립된 국책연구소인 KIST에서 오래 일한 때문인지 그는 “기존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신념이 매우 강하다. 그가 KIST 원장으로 재직할 때 신경과학과 나노바이오, 생명보건, 로봇 등 여러 첨단연구 분야를 아우르는 융복합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데 앞장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김 이사장은 “대구경북의료단지에서 연구하고 기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세계적 모델이 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는 2013년까지 5조6000억 원을 들여 대구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에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조성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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