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교통카드 충전 ‘밑장깔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기계위 미리 올려놔 뒷사람 돈넣으면 충전되게… 50대 입건

지하철 무인 충전기.(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지하철 무인 충전기.(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어라, 충전이 안 됐네.”

최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에서 무인충전기로 교통카드를 충전한 대학생 김모 씨(23·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5만 원어치를 충전했지만 하나도 충전되지 않았던 것. 전산 오류라고 생각한 김 씨는 급히 역무원을 찾아 충전기 사용기록을 조회했다. 조회 결과 김 씨의 5만 원은 다른 사람의 교통카드에 충전돼 있었다.

김 씨의 조사 의뢰를 받은 역무원은 근처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 김 씨가 카드를 충전할 무렵 주변을 기웃거리는 한 남성을 발견했다. 이 남성은 자기 교통카드를 충전기에 올려놓은 뒤 한편으로 비켜서서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렸다. 김 씨가 충전을 하고 떠나자 밑에 있던 자기 카드를 꺼냈다. 일종의 교통카드 ‘밑장깔기’ 수법. 이 남성은 곧바로 개찰구에서 자신의 교통카드에 돈이 충전된 것도 확인했다. 당황한 김 씨가 역무원과 대화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11일 남의 돈으로 자기 카드를 몰래 충전한 혐의(절도)로 광고회사 직원 함모 씨(52)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함 씨는 “우연히 놓아둔 카드에 충전이 된 것뿐”이라며 “그냥 횡재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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