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 보수단체 간부 어머니 의문의 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유족들 “테러협박 받아와”… 경찰 “강도 가능성도 수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모 씨의 모친이 10일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후 사건 발생 현장인 서울 강북구 미아동 슈퍼마켓의 셔터가 굳게 닫혀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모 씨의 모친이 10일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오후 사건 발생 현장인 서울 강북구 미아동 슈퍼마켓의 셔터가 굳게 닫혀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최근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던 한 보수단체 간부의 어머니가 피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1일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모 사무총장(52)의 어머니 한모 씨(75)가 숨진 채 발견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10일 오후 3시 20분경 강북구 미아동 자신의 가게 안에서 머리에 상처를 입고 바닥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한 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머리 뒷부분에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발견했으며 타살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보한 지문과 머리카락을 정밀감식하는 등 범인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현장 인근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근에서 미용업을 하는 한모 씨(66)는 “평소 누나, 동생 하며 지내던 사이인데 (숨진 한 씨가) 특별히 원한관계를 가진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한 씨 아들이 보수단체 간부였다는 사실은 오늘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체는 한 씨의 사망과 관련해 테러 의혹을 제기하며 12일 임진각에서 다른 탈북자단체와 함께 열 예정이던 대북전단 살포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추 씨는 “그동안 대북운동을 반대하는 세력으로부터 수차례 살해, 테러협박을 받아왔다”며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좌파 단체나 북한 쪽에서 테러를 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암살을 위해 북한이 보낸 대남 공작요원이 검거된 사실과 1997년 발생했던 ‘이한영 피살사건’ 등을 손에 꼽으며 한 씨가 살해된 시점이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이후라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경찰은 테러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난당한 물건이 없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상의 주머니가 뒤집어져 있었고 방 안을 뒤진 흔적도 발견돼 테러를 비롯해 단순 강도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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