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지문 정독하며 개념·어휘·주제찾기 등 꼼꼼히 별도정리를
수록지문의 전체 작품 샅샅이 분석한 학습전략도 큰 도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의 교육방송(EBS) 교재 연계율은 72%. 언어영역은 EBS 교재의 지문과 작품이 수능 지문에 직·간접적으로 활용돼 다른 영역에 비해 체감 연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은 언어영역을 어려워했다. 가장 큰 이유는 EBS 교재의 지문이 원문 그대로가 아니라 축소 또는 확대 변형돼 실렸기 때문. 같은 소재를 다루더라도 표현 또는 전개 방식을 다르게 재구성하거나, 같은 문학작품에서도 전혀 다른 부분을 발췌해 활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평가원은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지문을 보다 직접적으로 연계한 문항을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재 연계가 강화되더라도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고득점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BS 고난도 연계 문항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학습전략을 알아본다.》 ○ 재구성된 비문학 지문 → 지문의 가독성 높여라!
EBS 교재 지문에서 핵심 제재나 논지를 따와 지문을 재구성하는 연계방식은 주로 비문학에서 출제됐다. 글에서 다루는 소재는 같아도 짜임새나 표현, 주제가 다르다 보니 ‘분명히 본 듯한 지문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학생이 많았다. EBS 연계 효과를 보지 못한 셈. 특히 전문적인 용어가 많이 등장한 과학 지문이나 사회 지문은 워낙 내용이 어려워 정답률이 더욱 낮았다.
지난해 수능 언어영역 32∼36번에 해당하는 과학 지문이 대표적인 예다. ‘그레고리력’을 설명한 이 지문은 EBS ‘인터넷 수능 비문학’ 교재에 수록된 지문과 제재가 같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고 전개방식이 바뀌었다. 본래 EBS 지문은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바뀌어간 양력의 원리와 발전과정’을 설명한 반면에, 수능 지문은 ‘그레고리력의 제정 경위와 특성’을 율리우스력과 비교해 가며 설명했다. 이 지문에 따른 33번 문항은 문제 유형 및 <보기>가 EBS 교재와 거의 유사함에도 정답을 찾지 못한 수험생이 64.09%나 됐다.
각색된 비문학 지문의 이해도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문의 개념과 어휘를 완벽히 이해해 가독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연계 지문은 설사 내용이 다를지라도 제재는 같기 때문에 핵심 어휘가 많이 겹친다. 예로 든 과학 지문에 쓰인 ‘역법’ ‘춘분’ ‘윤달’ ‘윤년’ 같은 생소한 어휘들은 EBS 지문에도 등장했다. 또 EBS 지문엔 그레고리력의 개념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어, 이를 충분히 학습한 수험생은 수능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됐을 것이다.
EBS 교재를 공부할 땐 지문 분석과 이해를 우선시해야 한다. 문제 풀이에만 집중하면 연계 효과를 높이기 어렵다. 한 문장 한 문장의 의미와 글의 구조가 완전히 파악될 때까지 지문을 정독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어렵거나 전문적인 개념과 어휘는 단어장에 적어두고 틈날 때마다 읽어보는 것도 방법. 지문의 제재와 주제, 단락별 주제문과 뒷받침문장, 전개방식 등을 꼼꼼히 정리하면 좋다.
시간 여유가 있는 1, 2학년은 과학, 기술, 사회 등 비문학 지문에서 자신이 유독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휴식 시간 틈틈이 관련 도서를 찾아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경제 지문이 특히 취약한 학생은 쉬운 말로 쓰인 경제용어 사전이나 도서를, 과학 용어가 어려운 학생은 과학 잡지를 꾸준히 읽는다.
○ 작품의 다른 부분 발췌 → 작품 줄거리와 주제를 학습하라!
문학 지문으로 출제된 작품들 중 5개는 EBS 교재에 실린 적이 있다. 하지만 같은 작품이라도 전혀 다른 부분을 발췌해 활용하거나 일부분만 겹치도록 제시해 체감 연계율은 떨어졌다.
29번 문제가 그런 경우. 정극인의 가사 ‘상춘곡’과 김광욱의 연시조 ‘율리유곡’을 비교하라는 이 문제는 57.48%의 수험생이 틀렸다. 두 작품 모두 EBS 교재에 수록된 적이 있지만, 수능 지문엔 일부만 겹치거나 전혀 다른 부분이 발췌돼 수험생들이 생소하게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 전체를 샅샅이 분석하는 학습전략이 필수다. 문제 풀이만을 목적으로 지문에 제시된 작품의 일부만 학습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EBS 교재에 총 17조의 연시조 작품 중 1∼6수가 수록됐다고 하자. 각 수의 핵심 내용과 의미를 학습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머지 수도 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익혀 두어야 한다. 특히 소설은 작품 길이가 길어 어떤 부분이 발췌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줄거리, 인물의 성격, 표현상의 특징, 주제 등을 살펴보며 전체적인 흐름을 꼭 파악해 두어야 한다. 시는 EBS 교재 수록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 및 작품 목록을 만들면 좋다. 작가 특징과 함께 작품의 제재, 주제, 분위기, 수사법 등을 체계적으로 학습해야 조금 변형되거나 새롭게 출제되는 문제도 정답을 찾을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