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목이 말라 부엌에 갔을 때 주걱과 국자, 도마, 숟가락, 가위 같은 주방 기구들이 깨어나 속삭이는 장면을 목격한다면? 빨리 상상력을 발휘해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북 포항제철지곡초교 교사 9명이 이 같은 방식으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재미있게 키울 수 있는 ‘초등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서’를 21일 펴냈다. 6학년까지 학생용 6권과 교사용 지도서 6권 등 총 12권이다. 이 책을 읽어 보면 “나도 숟가락이 돼 가족에게 할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교재는 학년별로 학교 수업 내용에 맞춰 ‘생각 깨우기→생각 펼치기→생각 다지기’ 등 3단계로 구분해 상상력을 통한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구성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생활 속 이야기를 많이 넣고 글씨와 그림뿐 아니라 동작과 소리, 역할극 등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생각을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2005년 미국에서 ‘창의성 판별사’란 특이한 자격증을 딴 이용석 교사(53)는 “창의성 교육을 어릴 때부터 얼마나 체계적으로 하느냐에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공감대가 더 절실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년 동안 이 교재를 만들기까지 서울과 경기 성남, 울산, 경기 용인 지역 초교 교사 15명이 참여해 내용을 꼼꼼하게 검토했다. 학교 측은 이 교재를 주 1회 수업에 시범 적용하면서 올해 10월 서울 지역 출판사를 통해 보급할 예정이다. 교재개발위원장을 맡은 신동구 교장은 “창의성은 초등학생 때부터 싹을 키워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재가 부족한 편”이라며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성으로 연결하는 공부를 학생들이 즐겁게 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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