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故한주호 희생정신, 아들이 가르칠 날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수록… 아들 상기씨는 도덕교사 임용아버지 유골 뿌린 진해 정착

“아버지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우리 가족 모두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침몰한 천안함 승조원들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의 아들 상기 씨(27)는 2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며 “지금도 아버지가 너무 그립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육군 중위로 전역한 그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안골포초등학교에서 3학년 체육 도덕 교과 전담 교사를 맡고 있다.

상기 씨는 지난해 말 아버지와 함께 살던 해군 관사에서 나와 진해구 자은동 아파트에서 어머니 김말순 씨(57)와 살고 있다. 국립대전현충원과 진해 앞바다에 있는 대죽도 충혼탑에 나눠 안장된 아버지의 유골을 곁에서 지키기 위해 진해를 떠나지 않았다. ‘나도 죽으면 유골을 대죽도에 뿌려 달라’는 말을 아버지가 부대원들에게 자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골 일부를 진해로 모셔왔다. 이사 온 집에도 아버지가 남긴 유품과 훈장, 군 생활 때 찍은 사진과 태극기 등으로 방을 하나 꾸몄다. 부인 김 씨는 남편을 잃은 슬픔에 한동안 건강이 나빴지만 지금은 많이 회복됐다. 어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지난해 대학을 휴학한 딸 슬기 씨(21)도 올해 새 학기에 복학했다.

한 준위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올해 1학기에 보급된 초등학교 6학년 도덕 교과서 ‘생활의 길잡이’에 실렸다. 상기 씨는 3학년 도덕 전담 교사라서 올해는 이 내용을 가르칠 수는 없다. 6학년 담임교사가 되면 아버지의 희생정신을 직접 아이들에게 가르치게 된다. 상기 씨는 “1년이 지났지만 아버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국민께 감사를 드린다”며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아들로서, 교사로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30일 오전 11시 진해구 명동 해양공원에서는 고 한주호 준위 동상 제막식이 열린다. 불굴의 군인정신을 표현하기 위해 동상은 한 준위가 보트를 타고 작전지역으로 향하는 모습을 담았다.

창원=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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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1-03-22 10:11:35

    현세의 영웅 고 한주호준위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빈다. 포퓰리즘에 사로잡힌 좌익세력의 망동을 잠재우고 국민을 호국 일념으로 하나로 뭉치게한 한준위의 살신성인의 애국 정신을 오래도록 간직했으면 좋곘다. 입만 벌리면 국민을 위한다는 파렴치한 정치꾼들에게 국회 정문에 한주호준위의 동상을 세워서 그들에게 귀감이되도록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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