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야, 네가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일 년이구나. 아직도 우리는 너를 보낼 준비가 안됐는데…. 깔끔했던 대호 네가 들으면 반갑지 않겠다만 엄마 아빠는 네 방을 전혀 치우지 못했어. 네 짐 하나하나에 온기가 남아 있는 것 같아서 차마 치울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얼마 전 네 엄마랑 같이 마음 다잡고 약속했단다. 네가 좋아할 수 있게 다시 깔끔하게 정리하기로 말이다. 요즘도 네 친구 녀석들이 종종 집에 놀러온단다. 다음번에 친구들이 찾아오면 네 방에서 다 같이 술 한잔 할까도 생각 중이다. 대호 네가 군 복무 당시 입던 전투복과 전투모는 모두 부대로 보냈다. 다른 부대원들이 너를 잊지 않고 기려줬으면 해서. 네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군 복무를 해줬으면 한다. 남들에겐 단순한 천안함 폭침 1년이겠지만, 우리는 사랑하는 너를 떠나보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 더 착잡하고 마음이 미어지는구나. 아들, 네가 좋아하던 과자랑 담배 사들고 찾아가마. 곧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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