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국에 ‘천안함 김동진 중사’ 이름으로 성금 32만6000원을 냈다. 네가 생전에 그랬지. “어머니, 없는 사람들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기부는 조용히 해야 미덕이라는 것을 엄마도 알지만 네가 떠난 3월 26일을 다른 사람들도 기억해줬으면 하는 욕심에 네 이름으로 써 냈어. 그래도 걱정 마. 엄마 요즘 우리 자랑스러운 아들 이름 더럽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산다. 얼마 전에는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아이들 돕는 봉사활동을 시작했어. 친한 언니가 삶에 의욕을 가져보라면서 추천했어. 그 친구들과 산책도 하고 등산도 다녀오곤 해. 얼마 전에는 소풍을 갔는데 한 아이가 오더니 대뜸 자기 꿈이 군인이라고 하더라. 군인 아저씨들에게 감사하다는 그 아이 말에 엄마는 큰 위로를 받았단다. 엄마가 아프다고 하면 다리도 주물러 주고, 부항도 떠주던 착한 우리 아들. 나는 너에게 해준 것도 없는데 너는 나에게 너무 많은 걸 안겨주고 가르쳐주고 떠났구나. 너무 그립다, 정말 그립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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