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2월에 드디어 이사를 했어요. 당신하고 함께 살던 평택 군인아파트에서 경기도 안산으로요. 당신 체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그 집을 떠나는 건 싫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결정했어요. 당신이 결혼 4주년 선물로 준 십자수 선물은 아직 그대로예요. 이사한 집 안방에 걸어 놓고 매일 쳐다봐요. ‘결혼 4주년을 맞이하여 사랑하는 나의 아내 영신에게’라고 적힌 그 선물이, 그리고 그때가 지금은 정말 꿈처럼 느껴지네요. 이번에 큰애가 교복을 입었더니 막내가 형을 보고 “아빠”라고 그러더군요. 큰 녀석 둘은 그래도 엄마 마음이 아플까봐 아빠 이야기를 잘 안 하는데 막내는 지금도 아빠 어디 있냐고 가끔씩 물어봐요. 이제 이 녀석들이 다 자라고 나면 당신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할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어요. 잘 지내요 여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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