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만취 의사, 운전중 도로에서 ‘쿨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시동 켠 채 브레이크 밟고… “3시간밖에 못 자 피곤해서”

22일 0시 35분경 서울 중구 신당3동 약수 고가도로 인근에서 한 그랜저 차량이 도로 한복판에 멈춘 상태로 발견됐다. 차는 다른 차로를 침범하지 않은 채 도로 중간에 세워진 상태.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차 안에 한 남성이 핸들 위에 엎드린 채 곤히 잠든 모습을 발견했다. 차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이 남성은 깨어나지 않았다. 이 남성이 숨졌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경찰은 구조인력을 동원해 차문을 열었다. 차 안에서는 강한 술 냄새가 확 풍겼다. A 씨는 오른발을 브레이크에 댄 채 잠들어 있었지만 기어는 자동차가 전진하는 ‘D’에 놓여 있었고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였다. 한마디로 차가 그대로 전진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것.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서울 유명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4년차 A 씨. 음주측정 결과 A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64%의 만취 상태였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잠이 늘 부족했는데 퇴근 후 친구들과 소주 2병을 마셔 나도 모르게 운전 중에 잠들었다”고 말했다. A 씨는 그동안 당직, 임상 리포트 준비, 진료 및 논문 작성 등으로 하루 3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측정 결과 만취 상태의 수치가 나왔고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입건했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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