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대구섬유박람회 수출상담 600억원 규모…”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첨단기술 도입으로 섬유산업 부활했다”

“섬유는 영원한 산업이죠.” 30년 동안 ‘섬유인’으로 살아온 이동수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장(60·사진)은 요즘 남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던 섬유업이 첨단기술을 도입하면서 부활하고 있기 때문. 일반인들은 섬유를 ‘옷’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은 의료 자동차 항공 등 기존과는 다른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역 섬유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서 수출 증가세도 뚜렷하다. 이 회장 역시 현장에서 신제품을 생산하면서 섬유 산업 부활 분위기를 몸소 느끼고 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신흥’은 세계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메모리(형상기억) 원단을 개발해 유럽 미국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얼마 전 마무리된 제10회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는 지역 섬유 산업 부활을 세계에 알리는 자리가 됐다. 8개국 총 296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5400여만 달러(약 600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 및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이 회장은 “박람회가 질적으로 크게 향상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초기에 PID는 국내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부스 한 곳만 가도 알 수 있다’라는 저평가 속에서 평범한 행사로 전락할 처지였다. 수십 년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지역 섬유 산업의 현주소였던 것. 이 회장은 “지난 10여 년간 지역 섬유업계의 자구 노력은 피눈물이 날 정도였다”면서 “업체들은 계속된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로 차츰 옛 명성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특색 없는 제품들만 넘쳤던 대구 섬유는 ‘차별화=생존’이란 인식 덕에 세계적인 기업도 등장하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 섬유 산업이 다시 비상하려면 여러 난관을 해결해야 한다. 이 회장은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젊은이가 없는 기업은 생존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노후화된 시설 개선, 투자 확대 등도 시급하다. ‘3D업종’이라는 이미지도 섬유업계 스스로 걷어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섬유는 소비재가 아닌 소재산업으로 우뚝 섰다”면서 “선진국들이 섬유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경주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신흥 및 신흥통상 대표이사,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사, 대구경북염색공업협동조합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섬유인’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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