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24일 오전 시장 집무실에서 유네스코 공예 분야 창의도시로 선정된 미국 샌타페이 시 레베카 워츠버거 부시장과 대담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선정된 서울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시 제공
《 지난해 10월 서울은 국제적인 타이틀을 얻었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가 그것이다. 사실 서울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디자인 사업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데 여기에 ‘창의도시’라는 개념이 더해져 시민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는 디자인 문학 음악 공예 음식 영화 미디어아트 등 7개 분야에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정책이 시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도시를 선정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25일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전략 포럼’을 열어 다른 분야의 창의도시와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오전 시장 집무실에서 공예 분야 창의도시인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시 레베카 워츠버거 부시장과 대담하며 창의도시로서 서울시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
▽워츠버거 부시장=유네스코가 정한 창의도시는 현재 28개에 이른다. 이는 바로 도시가 갖고 있는 창의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서울 역시 창의적 요소가 풍부한 도시다. 앞으로 더 나아갈 발판이 될 것이다.
▽오 시장=창의도시는 우선 그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준다. 관광과 디자인 등 창의 산업이 발전한 도시에는 그 분야의 세계적 인재들이 몰려든다. 그로부터 도시 경쟁력이 올라가고 삶의 질 향상도 시작된다. 이제 세계인들은 자신들의 감성적 욕구가 충족되는 도시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 창의도시가 되어야 한다. 서울시의 그런 노력들을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다.
▽워츠버거 부시장=샌타페이 시는 인구(약 7만5000명)는 적지만 북미에서는 비교적 긴 4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수한 도시다. 인디언 문화가 남아 있고 북미에서 두 번째 규모의 미술시장이 형성된 곳이다. 이런 특성을 살려 창의도시로 선정됐다.
▽오 시장=서울도 비슷하다. 역사가 있고 오랜 전통이 남아 있다. 서울은 이런 문화적 뒷받침뿐 아니라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갖고 있는 도시다. 전통과 기술이 어우러지면서 시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지정을 통해 세계적 도시들과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해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워츠버거 부시장=서울이 기대하는 것처럼 샌타페이 시는 이미 긍정적 변화를 겪고 있다. 예술가와 외국 관광객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인터넷망을 구축해 관광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연히 수입이 올라갔다. 도시 전체가 창의적인 관광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고 시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 시장=서울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많은 부분에서 훌륭한 여건을 갖췄다. 동대문 일대 의류 상가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문화 전체의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이런 창의적인 문화 생산 활동이 모이면 큰 틀의 도시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워츠버거 부시장=서울시는 부시장이 이끄는 디자인 전담 부서를 설치해 창의적 산업을 리드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은 후회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사실 샌타페이 시는 창의도시로 선정되고도 전담 부서를 설치할 여건이 되질 못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창의도시 관련 사업에 후원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냈다.
▽오 시장=서울은 여건으로만 보면 디자인뿐 아니라 음악, 미술, 음식 등 다른 분야에서도 창의도시로 지정될 만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디자인으로 특화해 집중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워츠버거 부시장=서울시는 11월에 유네스코 창의도시 정례회의와 도시 정상회의를 함께 개최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샌타페이 시는 2008년 회의를 개최해 관광 산업 분야뿐 아니라 도시 명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큰 성과를 냈다. 서울시도 잘 준비하겠지만 참가자들이 직접 도시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오 시장=좋은 조언에 감사드린다. 서울의 열정과 그동안의 성과를 다른 창의도시 수장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또 좋은 조언의 말씀도 잘 새겨듣는 계기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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