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에 있는 봉대산(해발 183m)에는 방화범이 자주 산불을 냈다. 2000년 이후에만 이 산에서 총 100차례 넘게 산불이 났을 정도였다. 소방당국은 정체불명의 방화범이 다람쥐처럼 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곳곳에 불을 질러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계속된 수사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자 이 방화범에게 걸린 현상금은 2009년 11월 3억 원까지 올랐다.
그러던 봉대산 불다람쥐가 24일 붙잡혔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봉대산을 비롯해 울산 동구 일대 마골산과 염포산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한 대기업 생산직 사원 김모 씨(52)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김 씨는 총 96차례 봉대산과 마골산 등에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으며 염포산 화재는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1년간 봉화산 주변의 통화기록 2만 건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끝에 김 씨의 신원을 파악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처음에는 마음이 우울해 등산을 갔다 불을 질렀는데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을 느껴 계속 방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김 씨를 붙잡는 바람에 현상금 3억 원은 없던 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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