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란 단어에는 ‘산이나 들 또는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한다’라는 사전적 의미 외에 ‘일상을 떠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캠핑’이란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과거만 해도 캠핑은 일단 도심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 회사 바로 옆 동네, 혹은 30분 이내 공원 등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캠핑장이 잇달아 들어섰다.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수도권 캠핑장이 봄을 맞아 일제히 문을 열고 ‘캠핑족’을 맞이하고 있다. ○ 맞춤형 서울 캠핑장
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캠핑장은 총 5곳. 이들 시설을 다 합치면 21만 m²(약 6만3500평)로 447개 텐트가 동시에 들어설 수 있는 규모다. 이 중 중랑구 망우동의 중랑캠핑숲과 마포구 상암동 한강난지캠핑장은 추운 겨울에도 캠핑족이 찾아와 야영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주목할 점은 5개 캠핑장이 다 똑같지 않고 이용 타깃이 세분된 이른바 ‘맞춤형 캠핑장’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개장한 중랑캠핑숲은 서울시 최초의 오토캠핑(자동차로 캠핑을 떠나는 형태)장으로 캠핑 마니아들을 주 타깃으로 했다. 스파 등 물놀이 시설과 샤워장, 캠핑카페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강동구 길동 일자산 자락에 위치한 강동그린웨이캠핑장은 ‘가족 맞춤형’ 공간으로 유명하다. 49개 텐트, 오토캠핑 8개 공간으로 구성된 이 캠핑장은 낮에는 근처 길동생태공원에서 각종 자연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밤에는 허브천문공원에서 별을 보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캠핑장 역시 가족 단위 캠핑족이 즐겨 찾는 곳으로 근처 동물원, 미술관 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한강난지캠핑장은 1박 2일 캠핑이 아닌 가벼운 피크닉을 즐기고자 하는 20, 30대 젊은층을 겨냥했다. 이곳은 서울시내 캠핑장 중 최대 규모로 총 194개 텐트가 동시에 들어설 수 있다. 피크닉 이용객은 입장료만 내면 된다.
‘참살이’ 열풍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캠핑족이 늘자 서울시는 캠핑장을 추가로 늘리거나 시설을 확충할 계획을 세웠다. 5월 개장을 앞둔 마포구 상암동 노을캠핑장은 텐트 수용 규모가 50개에서 120개로 늘어난다. 내년 봄에는 서남권 푸른수목원 캠핑장이 새로 개장한다. ○ 볼거리 많은 인천·경기 캠핑장
경기·인천지역에는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형 캠핑장이 많다. 경기 가평군 자라섬캠핑장이 대표적이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자라섬 28만 m²(약 8만5000평) 일대에 조성된 캠핑장은 1일 체류 인원이 1500명에 이를 정도다. 모빌홈(이동형 주택)이 설치돼 있다. 직접 텐트를 치고 야영할 수도 있다.
연인산도립공원에 자리한 연인산다목적캠핑장은 자라섬보다 규모가 작지만 울창한 숲과 계곡 사이에 있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능선을 따라 걷는 산행 코스가 잘 조성돼 있다. 겨울에 얼었다가 녹으면서 질퍽해진 땅이 걱정이라면 텐트용 나무데크가 마련된 휴양림도 좋다. 남양주 축령산자연휴양림은 축령산 자락의 아름드리 잣나무숲이 유명하다. 2009년 개장한 용인자연휴양림은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이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과 체험프로그램이 특징이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 함허동천 계곡에 조성된 야영장은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5개 야영장 외 체력단련장 극기훈련장 팔각정 샤워장 등 각종 부대시설도 있다. 캠핑장은 하루 5000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주변에 정수사, 마니산 참성단(塹星壇), 세계 4대 개펄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강화 개펄, 강화에서 가장 큰 모래톱을 자랑하는 동막해수욕장 등이 있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인터넷 등을 통해 선착순이나 추첨으로 예약을 받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하면 좋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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