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디도스 공격 해커는 고3 수험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03시 00분


담임 꾸지람 듣고 홧김에 학교 홈페이지도 공격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최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수능 강의 사이트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한 혐의로 김모 군(17·고3)을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기 용인시의 한 일반계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 군은 20, 21일 2차례에 걸쳐 좀비PC 1400여 대를 조종해 EBSi 수능 강의 홈페이지(www.ebsi.co.kr)를 공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군의 디도스 공격은 20일 오후 10시 3분∼21일 오전 1시 55분, 21일 오후 6시 16분∼8시 22분 2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이 공격으로 해당 수능 강의 사이트가 접속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회원 5만여 명이 동영상 수능 강의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평소 온라인 게임 및 해킹 등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군은 담임교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난 뒤 홧김에 디도스 공격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은 지난해 말부터 포털 사이트의 게임 관련 카페나 블로그 24곳에 게임 프로그램을 가장한 악성코드를 유포했으며 같은 방법으로 좀비PC를 양산해 자신의 학교 홈페이지도 공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연이은 성공에 자신감이 생긴 김 군이 EBS 같은 대형 사이트도 마비시킬 수 있을지 하는 호기심에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험생 다수가 이용하는 EBS 사이트를 마비시킨 것은 중대한 범죄이지만 김 군이 초범이고 학생인 데다 수험생인 점을 참작해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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