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손소독제까지…방사성 물질 불안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9일 14시 37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전국 곳곳에서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나오면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극히 적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정부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은 "방사선 공포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며 마스크를 쓰고 다니거나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등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회사원 양효선(31·여)씨는 29일 "뉴스를 보고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회사 일 때문에 외출을 자주 할 수밖에 없어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처럼 손발을 깨끗이 씻고 손소독제를 갖고 다닐까 한다"고 말했다.

유춘희(82) 씨는 "마스크를 계속 하고 다니는데 이것도 소용이 없다고 하니 방사선이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며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들에게 마스크와 긴팔 옷, 외투를 챙겨주고 야외활동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채충기(54) 씨도 "날씨가 따뜻해지고 바람이 많이 불면 더 심각해지지 않겠느냐"며 "바깥 출입을 되도록 안 하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많은 시민은 현재까지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을 놓고 볼 때 '불필요한 불안'이라는 정부의 설명에 일단 수긍하면서도 앞으로 일이 얼마나 커질지 종잡을 수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미화원 채진수(56) 씨는 "하루에 아홉 시간 밖에서 일하는데 특별한 대책이 없어서 걱정이 된다"며 "정부가 밖에서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전문가의 처방이나 대처법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송은하(26·여)씨는 "불안하긴 하지만 마스크도 소용 없다니 그냥 다닌다"며 "개인이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는 건 소용이 없는 것 같고 국가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 정순옥(51) 씨도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마스크를 써야할 것 같다"며 "지금은 미량이라지만 쌓이면 영구적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 정부에서 정확히 상황을 파악해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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