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들의 잇단 변고…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KAIST 복학생 자택서 투신, 평소 조울증… 올들어 3번째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했던 KAIST 학생이 집에서 투신자살했다. 올해 들어 자살한 KAIST 학생이 세 명에 이르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던 KAIST도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29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KAIST 4학년인 장모 씨(25)가 이날 오후 1시 25분경 자신의 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 윤모 씨(65)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윤 씨는 경찰 조사에서 “‘쿵’하는 소리를 듣고 가보니 장 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장 씨는 지난해 군 제대 후 올해 복학했다. 평소에도 조울증 증세를 보여 병원 진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족들이 “집 밖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꺼려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장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올 들어 KAIST 학생이 자살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월에는 성적 문제를 고민하던 전문계고 출신 1학년 조모 씨(19)가 대전 유성구 KAIST 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1일에는 2학년 김모 씨(19)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앞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장 씨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KAIST 학생 전용 사이트에는 “몇 년 동안 이런 일이 없다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슬픔이 채 가시기 전에 접하는 애통한 변고다” 등 개탄과 애도의 글들이 오르고 있다. KAIST 관계자는 “장 씨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관련 부서와 유족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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